◎ No, 24
◎ 이름:한화룡 (hwahan@hanafos.com)
햇볕정책횃불정책.hwp (31KB, DN:48)
햇볕정책, 횃불정책  

지난 5년 간 대한민국은 김대중 정부 아래 햇볕정책을 추진해왔다. 햇볕정책은 북한을 압박해 붕괴를 촉진하기보다는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평화번영정책으로 간판을 바꿔달았지만 노무현 정부도 햇볕정책의 정신과 기조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2003년 현재 햇볕정책은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는가? 햇볕정책이 의도한 대로 북한은 남한의 햇볕에 옷을 벗고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김정일은 눈사람

그동안 북한 지도부는 북한이 김일성의 탁월한 영도 아래 낙원을 건설한 반면에 남한은 미제의 압제 아래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지옥으로 선전해 왔다. 따라서 북한 지도부는 북한의 허구와 모순을 만천하에 드러낼 개방을 섣불리 단행할 수 없는 딜렘마에 빠져 있다. 또 개방을 하면 김정일의 위선이 다 드러난다.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 때 김정일은 잠도 제대로 못자고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운 것으로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초호화 별장에서 주색잡기에 여념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물론 그동안 북한이 개방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979년 11월 남포의 개방도시 선포, 1984년 9월 합영법 제정, 1991년 나진선봉 국제무역도시 선정 등 나름대로 개방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북한의 개혁이 전제되지 않은 개방으로 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앞으로도 북한을 개혁할 의지가 없는 김정일 정권은 어떤 식의 개방을 모색한다 하더라도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 공산주의 역사를 보더라도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스탈린과 모택동 시대와 그들의 후계자인 말렌코프와 화국봉 시대에 소련과 중국에서 개혁과 개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르바초프와 등소평 시대에 가서야 개혁과 개방의 조짐들이 일어났다. 현재 북한은 김일성 시대를 지나 그의 후계자인 김정일 시대에 와있다. 더구나 김정일은 김일성의 친아들이며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신격화되어 있다. 따라서 정권의 정당성과 지도자의 신격을 부정당하는 결과를 가져올 개혁과 개방을 김정일이 스스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남한의 입장에서 볼 때 햇볕정책의 취지는 좋은 것이다. 누가 명분상 햇볕정책을 반대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요즈음처럼 햇볕정책이 퇴조한 것은 호의를 갖고 북한을 대하면 언젠가는 “북한이 변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틀린 것이다. 김정일은 눈사람이다. 따라서 아무리 햇볕을 많이 비춘다고 해도 자기 손으로 옷을 벗지 않는다.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릴지언정 녹아 없어지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북한 보위부 지도원 출신의 탈북자 윤대일은 이렇게 말한다.

“김대중 정부가 햇볕정책을 한다고 했지만, 햇볕정책으로 변할 북한이라면 이미 몇십 년 전에 변하고도 남았습니다. 무슨 정책을 하든 김정일이 정권을 쥐고 있는 한, 북한 체제는 변할래야 변할 수가 없습니다.”  

북한은 어두움

남북정상회담 이후 외형상으로 볼 때 남북교류가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질상으로 볼 때 김정일 정권이 남한을 이용해서 실리를 얻으려고 생존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다. 현재 북한 지도부는 정권유지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김정일은 체제를 보위하는 권력기구를 장악하는 데 주력할 뿐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과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황장엽은 김정일이 “식량난으로 천만명이 죽어도 좋다. 그러면 나라를 다스리기가 더 쉽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으며, 신상옥 김독 역시 김정일이 “인구가 이천만명이 넘으면 관리하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 김정일은 외국과의 섣부른 관계 개선으로 북한을 외부에 노출시키는 모험을 하기보다는 미사일과 핵무기를 갖고 외부 세계를 적당히 협박해서 필요한 것을 받아내면서 현체제를 그대로 끌고 가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

남한은 왜 북한의 술수에 말려들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남한 사람들이 순진해서 북한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 정권도 명색이 하나의 정권인데 설마 그렇게까지 허위와 기만을 일삼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게다가 탈북자들의 이야기는 북한 체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감정을 품고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남한의 정치 지도자들이 사사로운 야심으로 분별력을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용, 정략용, 수상용으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남한의 정치 지도자들이 제한된 임기 내에 무언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고 조급해하는 상황을 꿰뚫어보고 철저하게 그 점을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 북한을 명실상부하게 개혁과 개방의 장으로 유도하려면 남한은 더 이상 햇볕정책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물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식량과 의약품같은 품목들은 정치적 상황에 구애되지 아니하고 융통성있게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인권유린과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같은 북한의 불의와 부정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북한의 어두움을 밝히는 횃불을 높이 치켜들어야 할 때이다.

글: 한화룡 박사, 강변교회 교육목사
천안대학교 기독신학대학원 선교학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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