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3
◎ 이름:한화룡 (hwahan@hananet.net)
가스펠 로드를 찾아서  

6.15 공동 선언으로 이산가족상봉에 이어 9월 19일 신의주와 서울을 연결하는 경의선 복구 공사가 시작되었다. 부디 이번 철도 연결이 남북을 잇는 평화의 가교가 되기를 기도한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세간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의 공동번영과 화해를 가져오는 통일로가 될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 한국전쟁 이후 50년간 반목과 대립을 해온 두 체제가 어느 날 갑자기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의선 연결 공사는 분단된 남북이 언젠가는 통일될 것을 상징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게다가 경의선 복원 사업을 시작으로 경원선이 연결되면 우리의 경제 단위는 한반도 전체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으로 연결된다.

한편으로는 중국-몽골을 통해서 유럽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 시베리아를 통해 유럽으로 연결하는 두 개의 철의 실크 로드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남한이 북한을 지나 대륙과 연결되는 한반도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게다가 한반도가 바다에서 육지를 잇는 교두보이자 육지에서 바다로 진출하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지경학적 여건을 갖춘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관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통일 한국은 유럽-아시아 대륙을 연결하고 태평양을 연결하는 세계 중심축이 될 것이다.

이처럼 경의선 접선은 남북화해를 상징하는 사건일 뿐만 아니라 조만 간에 동서를 연결하는 현대판 실크 로드의 부활을 상징하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특히 선교적 관점에서 볼 때 경의선 복구는 단순히 남북을 잇는 수준을 넘어서 우리 민족이 대륙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첫째, 경의선 복구를 계기로 재발견하는 유라시아 대륙을 선교적 차원에서 조망해야 한다. 그동안 남북의 분단으로 말미암아 대륙과의 직접 접촉이 차단된 한국인들에게 경의선 복구는 우리의 의식 속에서 사실상 지워졌던 대륙이 다시 복원되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인들은 그동안 섬 아닌 섬에 갇혀서 옹색하게 살아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사실상 대륙은 지리적으로 심리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잊혀진 지역이었다. 단적인 예로 지난 여름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타고 그 지역을 취재한 한국 기자의 보고에 따르면 취재과정에서 여러 명의 미국인과 중국인 그리고 일본인 여행객들을 만날 수는 있어도 한국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이 철길로 연결되는 유라시아 대륙은 전세계 인구의 75 퍼센트와 전세계 국민총생산의 60 퍼센트를 차지하는 거대한 지역이다. 하지만 조만간 연결될 유라시아 대륙을 단순히 경제적 이익이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수많은 미전도 종족 집단들이 숨을 쉬고 살아가는 생활터전으로 바라보는 선교적 안목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 예를 들어 시베리아 지역만 해도 슬라브정교회를 비롯해 이슬람교, 불교, 라마교, 샤마니즘, 그리고 70 여개에 달하는 소수민족들의 전통종교가 활동하고 있다.  

둘째, 중국 러시아를 통해 유럽까지 연결되는 철로 주변의 주요 도시들을 선교적 차원에서 주목해야 한다. 경의선 종착역인 신의주에서 연결되는 중국횡단열차(TCR)는 단동, 북경, 서주, 정주를 경유해서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드루즈바, 모스크바, 베를린을 거쳐 종착역인 프랑스 파리로 1만 2971km를 달리며, 몽골횡단열차(TMGR)는 단동, 북경, 울란바토르를 거쳐 울란우데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TSR)와 만나 모스크바를 거쳐 파리로 이어진다. 또 언젠가 경원선과 (원산, 청진, 나진, 두만강역, 러시아 하산역을 거쳐) 연결될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경우 극동의 미항 블라디보스토크(인구 65만)를 출발해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리는 이르쿠츠크(인구 63만), 시베리아의 중심이며 세계적인 학문의 도시 노보시비르스크(인구 150만),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예카테린부르그를 지나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사이를 달린다.

그런데 지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9297km를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만 해도 현재 매년 1억 5424만명에 달하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 가운데에는 중국인 보따리 장사 부대, 휴가차 귀향하는 태평양함대 수병, 자식을 만나러 도시에 나왔다가 시베리아 벽촌으로 돌아가는 노인, 낭만적 기차여행을 즐기려는 다정한 연인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체홉의 드라마에 매료되어 시베리아의 아름다운 자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앞으로 시베리아가 한국과 철도로 연결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과 물자들이 이 지역의 주요 도시들로 모여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같은 인구의 집중과 교류를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도록 예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로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사도 바울이 로마 제국의 발달된 도로를 이용해 대도시들 - 빌립보, 데살로니가, 고린도, 에베소, 로마 등 - 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워나간 점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셋째, 러시아극동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중국 동북 3성 지역에 모여 사는 조선족과 고려인들을 선교적 차원에서 활용해야 한다. 사도 바울이 처음 방문하는 도시들에 들어갈 때 회당을 찾아 유대인들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들에게 먼저 복음을 전하고 그 다음에 그들을 통해 그 지역을 복음화해 나간 점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지역의 사람들이 한국과 같은 알타이계인 점과 한국에 대해 매우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을 십분 활용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현재 중국 동북삼성에 200만의 조선족들,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에 50만의 고려인들(중앙아시아 우즈벡 공화국에 약 23만, 카자흐 공화국에 12만, 키르키주 공화국과 타지흐 공화국에 1만명 이하)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13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하바로프스크시만 해도 4천명에 달하는 고려인들이 살고 있으며, 하바로프스크주 전체에는 만 9천명의 고려인들이 산재해 있다. 하바로프스크시의 고려인들 가운데에도 사할린 출신인 화태치(일제때 강제로 사할린으로 끌려갔다가 해방 후에도 귀국하지 못한 사람들), 중앙아시아 출신인 큰땅치(스탈린 시절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었다가 다시 극동으로 돌아온 사람들), 북한 출신인 북선치(시베리아 벌목장이나 광산, 어장에 일하러 왔다가 눌러앉은 북한 사람들로 약 200명) 등 다양한 그룹이 있다. 또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리는 이르쿠츠크에는 많을 때 천명의 고려인 장사꾼들이 활동하며 2천명의 중국 조선족 상인들이 그 지역을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레일과 레일만 잇는다고 한반도 시대가 거저 열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통일 한국이 자동적으로 선교 한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로마나 영국, 미국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선진화된 문명, 진취적 기상, 원대한 비전이 축적된 결과였지, 단순히 경제나 군사력의 우위 또는 전략적 위치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다. 통일 한국이 선교 한국으로 하나님에 의해 크게 쓰임받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통일 한국이 선교 한국이 되기 위해서 한국 교회는 남한과 북한을 선도할 수 있는 영성과 도덕에 바탕한 모범적인 생활 양식을 지녀야만 한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열방에 하나님을 증거하는 제사장 나라가 되기 위해서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에 걸맞게 거룩한 백성이 되어야만 했던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출 19:5-6).  

경의선 접선이 상징하는 것처럼 남북 통일은 이제 엄연한 현실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 시기와 형태를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정말 두려운 마음으로 그 날을 준비해야 한다. 그 날이 올 때까지 통일로를 연결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기도의 침목을 하나하나 놓아가자. "하나님 아버지, 이 땅에 성서 한국이 이루어져 속히 통일 한국이 오게 하소서. 그리고 그 통일 한국을 들어 열방에 주의 이름을 알리는 선교 한국으로 써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강변교회 교육목사, 평택대학교 겸임교수)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번호제 목이름작성일조회
20  라디오는 복음을 싣고 한화룡05/04 [06:38]2753
19  * 북한 선교 전략의 방향성 V 한화룡10/16 [07:08]3242
18  * 북한 선교 전략의 방향성 III 한화룡10/16 [07:05]2808
17  * 북한 선교 전략의 방향성 II 한화룡10/16 [07:00]3434
16  * 북한 선교 전략의 방향성 I 한화룡10/15 [00:27]3516
15  한반도의 트랜스 칼러 한화룡08/28 [08:50]2768
14  3대 과제를 알면 통일이 보인다 한화룡08/28 [08:49]2285
13  희망이 없는 삶은 배고픔만 못하다. 한화룡08/28 [08:46]3223
12  공격받은 미국을 통해 본 남북한 한화룡02/19 [17:53]2475
11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것 한화룡02/19 [17:49]3103
10  2001년 북한선교 현장 이야기 한화룡02/19 [17:48]3143
9  "공격받은 미국"을 통해 본 남한과 북한 한화룡11/30 [00:58]3884
8  세계 최악의 나라 북한, 세계 최대의 교회 ... 한화룡07/27 [20:56]3246
7  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과 도전 한화룡07/27 [20:53]3453
6  북한주민들의 수령관과 전도방법 한화룡06/06 [22:48]3007
5  4 대 신화, 5 대 현상, 6 대 과제 한화룡03/21 [19:36]2930
4  남북관계, 어떻게 볼 것인가? 한화룡03/21 [19:33]2456
3  가스펠 로드를 찾아서 한화룡03/21 [19:26]2420
2  ‘4대 신화를 알면 북한이 보인다’ 한화룡02/16 [20:01]2580
1  "99'겨울 북한선교 현장답사" 한화룡02/16 [03:53]2326

 
처음 이전 목록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