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7
◎ 이름:한화룡 (hwahan@hananet.net)
북한_주민_동향과_북한_선교_전략.hwp (55KB, DN:63)
* 북한 선교 전략의 방향성 II  

요즈음 북한의 경제 사정은 과거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올해에도 북한 주민의 3분의 1 가량이 식량난으로 고통을 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세계식량계획(WFP)은 올 한해동안 북한에 61만톤의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 2억 5천만 달러에 상당하는 대북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가 있다. 따라서 한국 교회는 인도주의적,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쌀, 분유, 의약품, 비료, 옷 등의 구호물품을 북한에 보내야 한다. 또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복음을 전하기에 앞서 헐벗고 굶주린 그들을 살려놓는다는 차원에서 광범위한 구제를 해야 한다. 물론 이같은 지원은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람들에 대해 품고 있는 적대감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북한 주민들이 기독교에 대해 갖고 있는 그릇된 편견 - 인민의 아편, 미제국주의 침략의 첨병, 미신 - 을 바로잡는데에도 일조할 것이다.

만약 대북지원에 인색할 경우 통일후 북한 주민들은 남한 사람들에게 원망과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그동안 북한 주민들은 미제의 발굽 아래에서 남한 동포들이 헐벗고 굶주리는 것으로 알고 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온갖 희생을 감내하면서 통일을 추구해왔다. 그런데 만약 남한 사람들이 엄청난 음식 쓰레기를 내버릴 정도로 풍요롭게 살면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통일후 북한 주민들에게 무어라고 변명할 것이며 또 그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변증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일방적인 대북지원이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불의하고 비효율적인 북한 체제를 유지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점이 염려가 된다. 외부의 지원이 북한의 내부 개혁의 필요성을 감퇴시키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지속시키는 폐해를 낳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원은 하되 전략적으로 물자를 제공하는 지혜와 안목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북한 당국과의 관계 지속을 위해 현실적으로 일정한 분량의 쌀을 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면 어느 정도는 옥수수를 받아가도록 협상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기아선상에 있는 일반 주민들에게도 차례가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 어린이, 임산부, 노령자층 - 에게 구제품이 전달되도록 분배의 투명성 확보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 한국측이라면 원칙과 기준을 갖고 좀더 당당하고 의연한 자세로 대북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외부에서 지원하는 물품들의 상당 부분이 군대용으로 전용되거나 아니면 장마당으로 빼돌려져 군인, 당간부, 보위부원 등 북한 체제의 기득권층이 치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쌀도 그렇고 의약품도 마찬가지이며 원유도 예외가 아니다. 외부에서 지원하는 물품이 제대로 분배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할 때 깜짝쇼를 연출해 속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2. "어둠의 공화국"과 미신 행위의 증가
요즈음 북한에서는 점을 보고 굿을 하며 물을 떠놓고 비는 등 미신 행위가 유행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예전에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 미신 행위가 여기저기서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거 북한 당국은 미신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당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사상적으로 불순한 사람이라고 해서 엄중하게 처벌했다. 하지만 경제난으로 사회가 불안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엇에서든지 위로를 받아보려는 북한 주민들 가운데 미신 행위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질병이 만연하면서 사람들이 더욱 점쟁이를 의존하게 되었다. 병원에 가봐야 약도 없고 제대로 도움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은 불상사가 생기거나 큰 일을 치를 때면 의례 무당집(물론 공공연히 무당 행세를 하는 집은 없다)에 가서 운수와 질병에 대해 물어본다. 일반 주민들의 경우, 자신의 미래와 가족 문제와 관련하여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반면에 당간부들의 경우, "자기가 얼마나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겠는가?, 누구누구에게 잘 보여야 하는가?, 누가 자기를 헐뜯고 있는가?" 하는 것을 알려고 한다. 이처럼 당간부들까지 앞다투어 점쟁이들을 찾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미신 행위 단속은 실효성이 별로 없다.

또 1990년대 들어와서 술풍이 심하게 불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절대 다수가 술을 자체로 만들어 먹는다. 그 결과 알콜 중독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 공업용 알코올이나 식용 알코올을 물에 타 마시는 일이 흔하다 보니 간염환자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요즈음 북한 전역에는 영양 부실, 오염된 식수, 열악한 생활 환경, 나쁜 생활 습관, 약품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간염, 결핵, 콜레라, 장티푸스, 발진티푸스, 말라리아 등의 질병이 흔하다. 또 연좌제의 대상이기 때문에 보고되는 사례가 많지 않지만 실제로는 자살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 북한 선교 전략의 방향성 II
이같은 현상들은 현재의 고달픈 생활고에다가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절망의 깊은 바다에 빠져 헤매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보내는 것을 넘어서 작금의 고난과 고통을 참고 인내할 수 있도록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남한 사람들이 사실은 잘 살고 있으며, 오히려 진짜로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돕고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특히 현재 적지 않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소식에 목말라하며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수십년동안 창살없는 감옥과도 같은 폐쇄 체제 아래 생활고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이 외부 소식에 민감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더구나 구호물품과 함께 잦아진 외부인들의 방북행렬, 그리고 식량난으로 중국을 다녀온 수많은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말미암아 북한 주민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외부에 대해 의문과 호기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제 한국교회는 북한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일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다. 그에 못지 않게 방송과 풍선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실상을 알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한국교회는 북한 주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개발에 창조적인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선교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은밀하게 북한에 라디오를 들여보내는 방안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3. "엽기 공화국"과 아사자의 속출
북한 전역에서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심이 매우 각박해졌다. 이웃과 친척 간에 상부상조하는 미덕이 사라졌으며, 사기와 협잡, 강도와 살인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1990년대 초반 옥수수죽을 먹기에도 급급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에 들어와서 그것마저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풀죽이나 소나무껍질로 연명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아끼던 물건을 하나둘 장마당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지금 북한에는 아예 기물이 없는 집이 셀 수 없이 많다.

군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군의관 출신 탈북자 김평일에 의하면 당시 군인들은 몇 년동안 외국에서 들여온 동물사료인 염양가루를 주식으로 먹어야만 했다. 그 결과 영양실조로 쓰러지는 군인들이 속출했다. 게다가 군병원에도 약이 없긴 매일반이어서 급성대장염이나 설사에 걸려도 쉽게 사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군인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총알에 맞지 말아야지. 부상만 입으면 우린 무조건 죽는다"고 한탄했다.

1995년에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1998년까지 수백만명이 비참하게 죽어갔다. 갑작스런 배급 중단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쓰러졌다. 함경북도 무산군 보위부 지도원으로 근무했던 윤대일에 의하면 1996-97년에 무산군에서 하루 평균 20명 정도가 굶어죽었다고 한다. 이 통계를 근거로 해서 그는 한 달 6백명, 일년 7천 2백명이 굶어죽었다고 추산한다. 그렇다면 무산군 총인구의 6 퍼센트가 굶어죽은 것이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당시 북한에서는 사람을 잡아먹는 일이 심상치 않게 일어났다. 보고되는 사례는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로 참혹하기 이를데 없었다.

물론 현재 북한에서 과거처럼 대규모로 주민들이 굶어죽는 일은 없다. 북한 주민들은 중국에서 밀수로 몰래 들어가는 식량과 북한의 뙈기밭(북한주민들이 식량난을 덜기 위한 자구책의 하나로 개간한 개인밭)에서 생산하는 식량으로 최소한도의 먹거리를 조달하고 있다. 또 장마당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사고팔고 있다. 요즈음 북한은 명목상으로만 사회주의 계획 경제 체제일 뿐 실질적으로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적화통일을 위해 전군간부화, 전군현대화, 전민무장화, 전국요새화를 줄기차게 부르짖어오던 북한에서 역설적으로 전주민의 장사꾼화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2002년 7월 1일 경제 관리 개선 조치를 발표하고 배급제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인민들에게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직장에 나오는 당사자만 식량구매권을 주고 나머지 가족은 알아서 먹는 문제를 해결하라는 조치로 사실상 배급제를 폐지한 것이다. 과거의 쌀공급소도 쌀판매소로 이름을 바꾸었다. 하지만 북한의 배급제는 1994년 이후 유명무실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북한 주민 가운데 배급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은 없으며, 따라서 배급제 폐지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또 "7.1 경제 관리 개선 조치"로 인해서 장마당이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북한 당국이 국가가 공인하는 상점에서만 물품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국영상점의 매입가격을 대폭 올리고, 동시에 장마당에서 공산품 유통과 쌀 판매를 못하도록 통제와 단속을 하고 있지만 국영상점만으로 고질적인 물품 부족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장마당 거래는 여전히 활기를 띨 것이다.

강변교회 교육목사,
천안대학교 기독신학대학원 선교학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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