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5
◎ 이름:한화룡 (hwahan@hananet.net)
한반도의 트랜스 칼러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4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한 히딩크 감독과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한 선수들에게 경의와 축하를 표한다. 아울러 한국팀의 선전에 크게 기여한 붉은 악마 응원단의 수고에 감사한다. 또 한국팀의 시합이 있는 날마다 전국의 거리를 가득 메우고 성원한 거리 응원단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한국 최초의, 아니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 4강 진출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연출한 빨간 물결이 도도히 흐르는 붉은 바다와 같은 장관은 한국 현대사에 길이 남으리라!

빨갱이와 붉은 악마
오랫동안 남한에서 붉은 색은 금기시되었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 북한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색이 되었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은 "빨갱이"로 불렸으며, 붉은 색은 불온과 공포와 테러를 의미하는 색깔이 되었다. 운동회도 홍군과 백군이 아니라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야 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두껑 보고 놀란다"는 식으로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적색기피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 붉은 악마 응원단이 남한 사회의 오랜 금기를 깬 것이다. 6.25 전쟁 이후 보리고개와 사회혼란, 군사독재와 경제위기 등 숱한 시련과 수난을 극복하고 월드컵이라는 세계적 행사를 한바탕 멋지게 치르는 한국민들의 자신감과 여유가 붉은 물결 속의 길거리 응원을 통해 당당하게 표출된 것이다. 붉은 색을 아름다운 색깔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붉은 색 물결 속에서 자신있게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을 만큼, 한국 사회는 발전하고 성숙했다. 이제 붉은 색은 힘과 열정, 생명과 희망을 의미하는 색으로 순수한 본연의 자리를 되찾았다. 혹자가 말한 것처럼 남한에서 더 이상 어떤 사람의 이념을 가리켜 "색깔이 불그레하다"거나 "빨갱이같다"는 말을 하기가 어렵게 된 것 아닐까!

붉은기와 빨간 사과
1907년 러시아에서 볼세비키 혁명이 성공하면서 붉은 색은 공산주의 이념을 상징하는 색이 되었다. 붉은 색이 격정을 필요로 하는 혁명에 걸맞는 색이었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 고급 담뱃갑의 색깔, 각종 행사장의 붉은 꽃 등 북한은 붉은 색을 선호했다. 김일성이 제일 좋아하는 색도 붉은 색이었으며, 제일 좋아하는 꽃도 붉은 꽃이었다고 한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사상 교육을 강화하면서 붉은기 사상을 강조했다. 김정일은 "적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의 사상이 희어지는 것이나 우리는 붉다"고 역설하면서 사회주의 순결을 상징하는 붉은기 사상을 강조했다. 또 1997년 2월 황장엽 망명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비겁한 자는 갈라면 가라. 우리는 붉은기를 지키리라"는 적기가(赤旗歌)를 불러대기도 했다. 평양에서 발간되는 "조선녀성" 최근호는 "만민이 우러르는 당 중앙청사에 나부끼는 당기도, 원수별이 빛나는 최고사령관기도 붉은 색이다. 우리 인민은 정신도 붉은기 정신이고, 운동을 벌여도 3대혁명 붉은기 쟁취운동을 하며 학교에서도 영예의 붉은기 칭호를 쟁취하기 위해 뛰고 또 뛰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자신들의 붉음을 고집스럽게 강조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 체제와 지도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1990년 이후 악화일로를 걷는 식량난으로 북한 주민들이 북한 체제의 모순과 그 지도부의 허구를 간파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 북한 주민들은 컽은 빨갛지만 속은 하얀 사과처럼 변했다. 처벌과 보복이 두려워 컽으로는 북조선 만세를 부르지만 속으로는 원망과 불만이 가득하다. 혹자가 말한 것처럼 북한 주민들의 입술에는 꿀이 있고 뱃속에는 칼이 있다.

이처럼 한반도에는 지금 색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북쪽에서는 주민들의 마음 속에서 붉은 색이 상징하는 공산주의 이념이 퇴색하는 반면에, 남쪽에서는 주민들의 마음 속에서 붉은 색이 풍요와 자유의 상징으로 각인되는 트랜스 칼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본래 빨강은 기독교의 색이라는 점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의 대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를 상징하는 색이다. 월드컵 축제가 끝난 이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한반도의 트랜스 칼러가 진행되는 민족사의 대전환기를 맞이하여 어떻게 남북한 7천만 동포들의 마음을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착색할 것인지 심사숙고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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