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1
◎ 이름:한화룡 (hwahan@hananet.net)
한_생명을_구하는_것이_세상을_구하는_것이다.hwp (32KB, DN:40)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것  

"쉰들러 리스트." 1994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7개 부문을 석권한 예술성이 뛰어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주조연급 연기자 126명, 엑스트라 3만명, 제작비 2천 3백만 달러를 투입한 대작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유태인 대학살을 공론화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1998년 9월 독일 대통령으로부터 독일 최고의 명예인 십자훈장을 받았다. 또 2000년 1월 미국 방송영화비평가협회에서 1990년대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1994년 3월 개봉되어 한달만에 관객 35만명을 동원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쉰들러 리스트

나치의 광기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절대 충성과 반유대주의로 결속된 나치 집단이 한창 기세를 올리던 때, 단지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집단 수용소로 내몰리고 마지막에는 아우슈비츠의 연기와 재로 사라지는 비극이 벌어지던 때.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는 수완이 좋고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독일인 사업가로 전쟁을 이용해 축재할 욕심을 품고 폴란드 크라코프에 날라든다. 전형적인 모사꾼인 쉰들러는 폴란드계 유태인이 운영하던 법랑용기공장에 눈독을 들인다. 쉰들러는 그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히틀러 친위대 요원들에게 여자와 술과 담배를 뇌물로 바치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마침내 공장을 차지한다. 하지만 어느날 유태인들이 나치의 손에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쉰들러는 안락한 생활을 즐기는 중산층에서 유태인들을 구해내는 수호천사로 서서히 변신을 해간다.

처음에 쉰들러는 가스실로 끌려가는 운명에 처한 유태인들을 한두 사람씩 자신이 운영하는 법랑공장의 기술자로 빼돌린다. 그 당시 독일 관리들의 부패가 극에 달해 있었기 때문에 뇌물만 바치면 무슨 일이든 손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는 유태인들마저도 머지 않아 죽음의 아우슈비츠로 끌려간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그러자 쉰들러는 엄청난 뇌물을 바치고 공장 근로자들을 자신의 고향인 체코 브룬눌리츠에 소재한 탄피공장으로 이전시킨다. 이런 식으로 쉰들러의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덕분에 히틀러의 마수를 벗어난 유태인의 숫자는 무려 천이백명에 달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쉰들러는 자신의 전재산을 날리고 만다.  

마침내 전쟁이 끝나고 유태인들이 가스실에 끌려가는 비극도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쉰들러는 기쁨과 안도감보다는 더 많은 유태인들을 구해내지 못한 죄책감과 회한에 빠진다. 쉰들러가 새로운 살 길을 찾아 떠나는 순간 도열한 유태인들은 감사의 표시로 그에게 금이빨을 뽑아 만든 반지를 건네준다. 전범으로 잡힐 경우 쉰들러가 제시할 수 있도록 유태인들이 서명한 경위서와 함께. 그러면서 유태인 회계사 출신으로 공장 책임자였던 이작 스턴이 그 반지에 새긴 탈무드의 말씀을 일러준다. "한 생명을 구하는 자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라고....

그러자 쉰들러는 "더 살릴 수도 있었어. 더 살릴 수 있었는지도 몰라. 좀더 구할 수도 있었을거야.... 충분히 하지 못했어"라고 신음하듯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타고갈 고급승용차를 가리키며 "이 차! 왜 팔지 않았을까? 열명은 구했을텐데. 열명이나 말이야"하고 탄식한다. 또 자신의 양복에 단 나치핀을 빼들며 "이 핀은 두명! 금이니까 두명은 더 구했어. 적어도 한 명은 더 줬을거야.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구했을텐데. 한 사람을 말이야. 이거 하나로! 더 구할 수 있었는데 내가 안한거야. 안했다구!"하고 통곡하며 주저앉는다.

"쉰들러 리스트"는 전쟁의 와중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인간의 사악성 속에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휴머니즘을 감동적으로 제시한 다큐멘타리이다. 또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한두 사람의 수고와 헌신을 통해 적지 않은 열매를 거둘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실화이다. 현재 쉰들러 리스트 덕분에 목숨을 부지한 유태인들의 후손의 수는 6천명에 달하며 "쉰들러의 유태인들"이라는 이름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두리하나 리스트

그러면 "쉰들러 리스트"가 오늘날 북한선교에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현재 북한을 탈출해 중국 도처에 산재해 있는 북한동포들은 21세기 한국판 유태인들이다. 그들은 현재 인신매매와 노동착취와 강제송환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사지에 내몰린 북한동포들을 구출하는 것은 이 시대 한국교회가 풀어야할 긴급한 숙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한국교회는 중국에서 떠도는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이거나, 아니면 제3국의 안전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각별한 정성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또 북한 내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개별 지원을 함으로써 꺼져가는 북한주민들의 생명줄을 이어가는 작업도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 수년전부터 긴박한 사명의식을 갖고 이같은 구출 사역을 감당하는 기독교 단체가 있다. 두리하나 선교회가 바로 그 단체이다. 1999년 10월 결성된 두리하나 선교회는 이렇다할 재정 수입도 없는 가운데 북한동포들을 구출하기 위해 지금까지 불철주야 수고와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온갖 위험을 무릎쓰고 육해공의 다양한 루트를 통해 갈 길을 찾지못해 방황하는 탈북자들에게 살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 도심에 위치한 조그만 빌딩의 꼭대기 한 층을 숙소겸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두리하나 선교회는 사무실 운영비 조달조차도 힘겨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2001년 12월까지 이 단체를 통해 입국한 탈북자들의 수는 무려 120명을 넘고 있다. 희생적 사랑과 헌신에서 비롯된 쾌거요, 믿음과 기도가 가져온 기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조만간 "쉰들러 리스트"에 기록된 천이백명을 능가하는 탈북자들이 "두리하나 리스트"에 기록될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두리하나 리스트"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쾌락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하는 현세태 속에서 사랑과 희생의 기독교 정신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실례요 간증이다. 또 인간적으로 볼 때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소수의 헌신자들의 수고를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 역사가 일어남을 웅변적으로 증명하는 21세기판 출애굽 사건이다. 곧 다가올 통일한국 시대에 "두리하나의 탈북자들"이 하나님의 장중에 붙들려 북한사회 및 교회 재건에 한몫을 담당하기를 두손 모아 기도한다.

사지에 내몰린 북한동포들을 구출하고 "옳은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단 12:3b).@

* 한화룡은 강변교회 교육목사이며 4대신화를 알면 북한이 보인다(IVP, 2000)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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