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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Interview  '탈북자의 대부'  천기원 목사

'동정'을 넘어 이제는 '연대'

무조건적 포용보다 문화적 '이해' 기반으로 한 연대필요

상대방의 고통이 나와 상관없는 것일 때에는 동정이 일고 그 고통이 나에게도 다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공포가 생기는데 우리가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동정일 경우가 많다. 우리는 그들과의 진정한 연대를 이루지 못하고 단순히 연민의 시선으로 투영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탈북자를 완전히 타자(他者)로 간주해 영역 밖으로 밀어 내려는 왜곡된 시각이야말로 현실에 대한 이론적 분리장벽이다.

(사)두리하나의 천기원 목사는 이 장벽을 뛰어 넘기 위해 트라우마로서의 과거와 기억을 그들과 공유하면서 이를 함께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지난 1999년부터 630여 명의 중국 내 탈북자를 도와 '탈북자의 대부'로 불리우며 현재까지도 탈북자 지원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사)두리하나의 천기원 목사(51.사진)를 만나 탈북자 지원활동 진행상황과 지원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및 향후 지원활동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Q) 지난 2001년 탈북자가 중국에서 몽골 국경으로 탈출하는 것을 돕다가 중국 공안에 검거돼 7개월간의 수감생활을 했으며, 또한 최근에는 인터넷 MS메신저를 통해 살해협박을 받는 등 여러 차례 신변에 심각한 위협을 받았다고 들었다.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자들을 돕는 데에는 신앙 이전에 내재하는 어떤 개인의 특별한 철학이라도 있는가?
 
A) 남다른 철학을 가진 것은 아니고, 당시 탈북 동포의 비참한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애정과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지난 1995년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내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처절하고 충격적인 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나서 이것은 정치나 종교의 문제가 아닌 민족의 문제라고 판단해 그들을 돕기 시작했으며 이를 사명으로 생각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Q) 최근 미국측이 수용의사를 밝힌 태국에 있는 탈북자 20여명에 대해 지난 5월 한국정부에 지문확인을 요청했으나 탈북자 신원조회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지금까지도 미국측에 신원조회 통보를 지연하고 있는데 이후 정부태도의 변화 내지 진전은 있는가?
 
A) 아직까지 한국 정부측의 태도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며칠 전 미국측에서 인터뷰를 재개한 것을 보면 조만간 여하한 형태로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에서의 입국허가 절차나 태국의 출국허가 절차가 이미 모두 끝난 상태에서 한국정부의 늑장대응으로 탈북자들의 미국입국이 지연되고 있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Q) 일각에서는 미국의 탈북자 수용이 체제 붕괴를 우려하는 북한을 자극, 자칫 북미관계에 있어 마찰을 일으킴과 동시에 한반도의 긴장고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하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A) 탈북자 문제는 태생적으로 정치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북한을 자극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으나, 이를 지나치게 정치적 시각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인권옹호 차원에서 그들의 거주지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 나라 백성이 타국에서 겪는 참혹한 현실을 좌시하는 것이야말로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범죄행위이다.

Q) 최근 들어 탈북자들이 미국행을 선호하게 된 이유가 한국정부의 무조건적인 재정지원보다는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미국의 난민관리 정책프로그램에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국내문화와 실정에 맞는 탈북자 지원프로그램의 성격과 방향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A) 오랜 시간동안 한 체제 안에 갇혀 지낸 그들의 문화와 생리를 이해하지 않은 채 단순한 재정지원과 형식적인 순화교육만으로는 국내 적응을 유도할 수 없다. 탈북자 지원정책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정착금 지원이 아닌 직업교육을 통한 취업지원 등 스스로의 힘으로 한국사회에 적응해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구조개선이 시급하다.

Q)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는 탈북지원 전력이 있는 한국선교사의 중국입국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고, 태국에서도 탈북자 강제연행사건이 있은 후 현지 한인교회들도 서서히 지원의 손길을 놓고 있다. 이처럼 달라진 상황에 따른 지원활동의 변화모색의 필요성은?

A) 정부의 직·간접적인 관심과 지원노력 없이 사회 민간단체에서 이들을 돕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정부 및 대기업에 앞장서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의무 고용율을 높이는 등의 형태로 탈북자 지원활동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Q) 최근 들어 미국이 정치적 난민지위를 인정해 탈북자를 수용하는 것은 정치적 이유에서라기보다는 기독교적 인권사상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국내에서 종교적 인권사상을 보다 확대시키기 위해 필요한 노력으로는 어떤 것이 있겠는가?

A) 미국이 탈북자를 수용하는 것을 정치적 이유와 종교적 이유가 병존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인권사상의 확대·보급을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건전한 여론형성을 통해 사회적 인식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다.

Q) 지난 4일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
 
A) 북한을 자극해 자칫 남북정상회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인권문제를 회담의제에서 제외시킨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양 체제를 인정하는 시점에서 내정간섭을 할 필요는 없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북한 인권현실에 대해서는 과감히 지적해서 시정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또한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퍼 주기식의 물자자원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07년 10월 9일 일간 투데이 취재/윤현민 기자, 사진/신정헌 기자


                                 

 

북한에도 주님의 손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