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탈북자문제 해법은 없는가
탈북자 소수자인권 차원 진보진영 적극 나서야

 

 

▲ 천기원 선교사 ⓒUpKorea

최근 중국정부가 탈북자들에 대해 강경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기획입국을 통해 돈을 벌려는 브로커들까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당국은 기획입국을 준비 중이던 62명을 체포, 북으로 송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탈북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탈북자 지원활동을 전개해온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선교사와 탈북난민지원 단체 '피난처'를 운영하는 이호택 대표, 그리고 서경석 목사가 대담을 통해 모색해 봤다. /편집자 주


탈북자 10만명 중국전역에서 공포의 세월

△서경석 목사(조선족 교회) : 탈북자 이슈에 관해 얘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탈북자들의 현 상황이 어떤지, 또 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지 그리고 그 해결책을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본인들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이호택 대표(탈북난민 지원단체 ‘피난처’) : 저는 1994년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는 일을 먼저 시작했고, 그와 관련해 96년 경 중국으로 돌아간 조선족들을 만나서 돕다가 탈북자들을 만나게 돼 1996년 말부터 1998년까지 2년여 동안 현지에서 탈북자 구조활동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할 당시 탈북자문제에 관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의 유형을 거의 다 경험했습니다. 강변에서 탈북자들을 긴급구조 했고, 연변 심양 등지에 ‘쉘터’를 열고 탈북자들을 보호하고 정착을 모색하기도 했으며, 영사관에의 망명신청, 탈북자들 국경 탈출 등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베트남까지 탈북자들 13명을 데리고 들어가는 일로 현지 활동은 마감을 했습니다.

현재는 현장의 탈북난민구조활동을 지원하고, 한국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탈북난민인권 옹호활동을 전개하고, 해외 탈북난민문제 이슈들을 정리하면서 국내-국제단체들을 연결시켜주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국내탈북자유이주민들을 위한 야학 ‘자유터학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천기원 선교사(두리하나 선교회) : 저는 사업차 1995년 1월 중국에 갔다가 우연히 얼어붙은 강에 빠져 죽은 탈북자와 7~8세된 꽃제비들이 공안들에게 귀가 찢어질 정도로 맞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날 저녁엔 시내에서 20세도 안된 젊은 탈북 여성이 봉고차에 실려 끌려가는 모습도 봤습니다. 한국 돌아온 1년 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목회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1999년 다시 신학생 신분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가 1995년에 봤던 탈북자의 시체, 구걸, 구타, 납치 등을 다시 보게 됐고 이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시작한 게 탈북자들을 위한 선교단체 ‘두리하나’였습니다.

△서경석 : 그동안 ‘두리하나’가 한 일은 무엇입니까?

△천기원 : 초창기에는 북한에 직접 쌀, 돈, 약품 등을 보내고 탈북자들이 많이 오고 가는 지역에 3개 교회를 세웠습니다. 고아원도 만들려고 하다가 탈북자들을 위한 쉘터를 만들게 됐습니다. 일부에서 두리하나를 구호단체로 알고 있지만 우리는 선교단체입니다. 북한에 복음을 전하고 선교하는게 우리의 목적입니다.

기독교 일부에선 선교단체가 왜 탈북자 구출에 집착하느냐는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돌보라는 성경말씀에 충실히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가 끌려가고,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 잡혀가는 상황에서 과부와 고아, 나그네된 그들을 성경 말씀대로 돕는 것뿐입니다. 정치적이나 이념적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서경석 :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천기원 : 아무도 모른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10만명은 넘는다고 봅니다. 1997년만큼은 아니지만 요즘도 매일 5~10건 씩 구출 요청이 들어오고 있고 탈북자가 북한에 있는 가족을 불러내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호택 : 한참 대량탈북난민들이 발생하던 시기에 ‘좋은벗’들의 조사는 30만명 정도로 봤습니다. 현재는 그 때와 같이 국경지역에서 유동하는 대량 탈북난민들은 줄어들었으므로 전체 탈북난민의 규모는 줄어들었으나 그 규모를 10만명 이하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탈북난민들은 북한과 가까운 연길 등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 뿐 아니라 △ 신장과 내몽고 등 광대한 중국전역에 널리 퍼졌고 △ 깊이 숨어들었으며 △ 자발적으로 북한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없고 △ 끌려간 사람들도 살아있는 한 다시 탈북하는 상황등을 고려하면 10만명 이하로 보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신 삼엄해진 중국정부의 단속 때문에 탈북자들이 나돌아 다니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산중 토굴과 같은 곳에서 동물과 같을 삶을 이어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서경석 : 탈북자들과 접촉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천기원 : 탈북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것은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젊은 탈북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하며 이메일을 통하여 연락해 오고 교회를 통해서도 접촉이 됩니다. 탈북자들은 교회로 가면 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탈북지원단체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동남아 통해 입국, 경로 차단돼 어려움

△서경석 :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로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천기원 : 이 부분에 대해선 일반인들 인식이 잘못돼 있습니다. 사람들은 탈북자들이 대부분 대사관을 통하여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중국 내 대사관 등을 통해서 한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7000여명의 탈북자들 중 4-500여명 정도이고 대부분은 동남아 B국과 C국을 거치거나(65~70%), 몽고(25%)를 통해 들어왔습니다.

△서경석 : 베트남에서 468명이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들어온 후 동남아로 가는 길이 막혔다고 알려져 있고 대사관 들어가기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중국 정부는 강제송환에 적극적입니다. 62명 강제송환 결정은 충격적입니다. 앞으로 탈북자들의 입국 경로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호택 : 중국정부는 탈북자들이 계속 중국으로 넘어오면 대량 난민 유입에 따른 부담을 중국이 져야하고 북한정권이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난민유입에 따른 부담은 한국정부 등이 분담하고, 새로운 탈북을 유도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기존 탈북난민의 처리문제에 관하여는 국제적 합의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나의 루트가 막혀도 중국정부의 압박과 송환이 계속되면 탈북자들과 활동가들은 또 다른 탈출루트를 개발할 것입니다. 몽골로 들어가는 길은 국경이 황량한 사막이어서 한두개 검문소만 차단하면 들어가기 어려우나 동남아로 가는 길은 민가들이 빽빽하고 수많은 소수민족 민간인들이 살고 있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중국이 보호하겠다고 하면 비용을 우리가 분담하겠고, 보호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보호할테니 나가는 사람을 막지 말라고 요구한다면 중국정부의 양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보호도 하지 않고 나가는 사람을 막으며 오직 사지로 강제송환하는 중국의 정책은 어떠한 명분과 정당성도 없습니다.

△서경석 : 최근 몽골 외무부장관이 몽골 안으로 들어오면 추방시키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몽골이 가능성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이 몽골로 가는 것을 막고 있습니까.

△천기원 : 총까지 쏘며 막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5월 탈북자 23명이 몽골로 들어가는 과정에 탈북자 등 뒤에서 총탄 300여발을 쐈습니다. 탈북자들은 고무풍선에 물을 담은 것처럼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삐져 나오고 저쪽을 잡으면 이쪽이 튀어나오는 상황과 같습니다. 강압적으로 해서 탈북자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 이호택 대표 ⓒUpKorea

△이호택 : 몽골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는 탈북자들을 거의 수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아니었지만. 몽골로 일단 들어가면 추방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국경을 막아 몽골 국경에의 접근이 어렵습니다.

△서경석 : 중국관리가 몽골로 가는 걸 막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호택 : 몽골을 특정한 게 아니라 제 3국으로의 조용한 탈출을 묵인할 용의가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2004년 11월 16일 아서 진 듀이 미 국무부 인구-난민-이민 담당 차관보가 방중 후 중국관리의 발언을 인용하여 제3국 망명 허용 기회를 늘려주지 않으면 주중 외국공관 진입 사태가 더 많아질 것이므로 탈북자의 ‘질서 있는’ 제3국 망명을 조용하게 더 많이 허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는 새로운 탈북을 유도하지 않는 선에서 재중탈북자들이 3국으로 가는 것을 묵인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므로 적어도 재중탈북난민문제의 해결가능성은 그만큼 밝아졌다고 봅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태도변화는 아직 없습니다

△서경석 : 그렇다면 탈북자들 도망 가는데 총을 쏴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뒤에서 총 쐈다는 것을 확인해 줄 수 있습니까.

△천기원 : 확인해 줄 수 있습니다.

△서경석 : 몽골 가는 데 성공도 하지 않습니까.

△천기원 : 성공률이 60%도 안 됩니다. 최근 더 힘들어졌습니다. 보통 몽골로 가면 3일안에 소재가 파악되는데 한달 전 몽골 잠입을 시도한 탈북자가 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그만큼 철저히 국경에서 잡고 있습니다. 


인도적 차원 기획 입북 막아선 안돼

△서경석 : 기획 탈북과 그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천기원 : 먼저 용어가 잘못됐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내부의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자발적으로 나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획 탈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기획입국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습니다. 기획 탈북과 관련해선 일부 탈북자들이 북에 연락을 해서 자기 가족을 데리고 나오는 경우는 있을 수 있습니다. 가족을 살리고 함께 살기 위한 행동을 기획 탈북이라는 이름으로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에서 기획 탈북이라는 표현을 쓰며 북한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라는 것은 과장된 것입니다. 탈북자들은 스스로 나온 사람들이고 ‘이미’ 나와 있는 사람들입니다. 기획 입국은 있어야 합니다. 탈북자들은 스스로 대사관에 들어갈 수도 없고 동남아로 갈 형편이나 경제적 여건도 안 됩니다. 이들을 위해 입국 계획을 세우고 돕는 걸 욕해선 안 됩니다.

△이호택 : 기획입국 논란은 2001년 6월 장길수 가족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진입 사건에서 시작되었고, 2002년 3월 스페인대사관 사건에서 가열되었습니다. 기획입국에 대한 비난은 주로 왜 언론을 동원해서 중국에 숨어있는 다수의 조용한 탈북자들에게 피해를 주느냐 하는 것과 2003년 1월 보트피플 기획과 같이 실패할 경우에 대한 탈북자들의 안전보장책에 너무 소홀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기획입국이 언론보도나 상업적 브로커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천기원 : 안전보장이 소홀하다는 비판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이들의 탈북 생활 자체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고 스스로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양측 정부가 이들의 생명을 담보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악의에 찬 비난입니다.

△서경석 : 기획탈북을 통해 북한정권을 붕괴하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까.

△천기원 : 그러한 정치적 판단과 신념을 가진 사람이나 단체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탈북자들이 처한 최악의 인권상황을 목격한 사람들로서 이들을 돕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뿐입니다. 북한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탈북자들이 북한체제를 붕괴시킬 정도로 많은 것도 아니고 중국이 강력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무너질리도 없습니다.

△이호택 : 탈북자가 아무리 많이 발생해도 그것이 북한의 개혁개방이나 민주화에 대한 압박은 될 수 있어도 북한 체제를 흔드는 정도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봅니다. 독일의 경우 분단 40년동안 510만명이 서독으로 탈출했고, 80년대 말에는 연간 500만명이 서독을 방문하였습니다. 하지만 남한에 온 탈북자는 이제 겨우 6000여명이며 중국이 필사적으로 탈북자들을 저지하고 있어 북한체제를 붕괴시킬 정도의 탈북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서경석 : 최근 기획입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브로커들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어떻게 보십니까.

△천기원 : 작년부터 돈벌이로 기획입국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방법 면에서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봅니다. 이들로 인해 탈북자 문제가 성격이 바뀌게 됐습니다.

△서경석 : 성격이 바뀌었다는게 어떤 의미입니까.

△이호택 : 2001년 6월의 장길수 가족 UNHCR진입사건이나 2002년 3월의 스페인대사관진입사건은 당사자들의 구출과 더불어 탈북난민문제의 국제적 문제제기를 위하여 그것이 기획되고 언론이 동원되었다는 점에서 찬성과 반대의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일어난 몇 건의 상업적 기획입국은 탈북자 출신들이 비교적 고가의 돈을 받고 기획입국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인도적 동기보다는 브로커로서의 성격이 강조되어 비난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강경한 탈북자 정책으로 말미암아 탈북자들은 필사적 탈출을 시도하는 반면 그 위험성은 증가하고,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체포되거나 추방되어 오로지 탈북자 출신들만이 이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그들이 돈을 조금 더 받았다고 해서 크게 비난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천기원 :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장사에 대해선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두리하나’의 경우도 현지 사역자들 중 7명이 감옥에 가 있습니다. 활동가들이 이렇게 묶이면서 활동에 제약을 받으니까, 탈출루트에 대한 정보를 가진 탈북자들이 돈벌이에 나서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들은 선교사나 활동가들의 도움으로 돈 한 푼 안들이고 들어와서 그 루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서 동료 탈북자에게 고액의 돈을 받는다면 지나친 일입니다.

△서경석 : 탈북자들이 브로커적인 성격으로 기획입국을 시도하게 되는 근본원인은 인권단체가 잘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가 아닙니까.

△이호택 : 인권단체가 못하기 때문에 탈북자 출신들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되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탈북자 문제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면서 가격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이 일을 인권단체나 정부가 감당해야 합니다.


탈북자들 중국에서의 안전보장책 마련 절실

△서경석 : 왜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적응 못하고 있습니까.

△이호택 : 북한의 체제 안에서나, 중국에서 고생하면서 입국하는 과정에서 인격적으로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처의 치유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가 탈북자들에게 적응에 대한 강박관념을 주지 말고 여유 있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타문화에서 온 외국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천기원 : 우선 살아온 사회시스템이 전혀 다릅니다. 사회주의 체제 안에서 받는 것에 익숙하고, 일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합니다. 이들에게 자본주의는 전혀 다른 시스템인 것입니다. 이들이 입국과정에 겪은 고통과 우리 사회가 그들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는 것도 이들의 부적응의 한 원인입니다.

 

 

▲ 서경석 목사 ⓒUpKorea

△서경석 : 1997년 북한 기근 당시 북한에서 금수(禽獸)와 같이 살았는데, 200만명이 굶어 죽는 등 이들이 당한 인격파괴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정신적으로 고통당하는 게 정상 아닐까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는 데 대단한 과정이 필요한데 정신과 치료나, 종교적으로 치유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천기원 : 맞습니다. 탈북자들이 그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을 우리사회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으로 판단하고 우리 틀에만 끼워 맞추려는 게 문제입니다.

△이호택 : 우리사회가 그들을 적응시키기 위해 정성껏 준비한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실패의 쓴 맛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유터학교’에서 성공가능성을 보고 있는데, 헌신적 사랑과 이해에 그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서경석 : 앞으로 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천기원 :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중국도 나름대로 피해자입니다. 우리민족이 그 나라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탈북자들도 정작 한국에서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적응에 성공하는 사람은 20%도 안 됩니다. 60%정도는 북한에 다시 가고 싶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탈북자들을 생각하면 이들이 중국에서 송환되지 않고 인권탄압 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된다는 전제아래 중국에 남는 것도 좋습니다. 중국에 있다가 통일되면 북으로 다시 돌아가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중국과 협상을 통해 중국에 경제적인 지원을 주고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신분보장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북한과도 체제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호택 : 마침 국제사회가 탈북자 인권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이제 민족의 역량을 모아 탈북난민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최소한 중국정부로 하여금 국제난민법의 기본원칙인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을 준수하게 하고, 적어도 재중 탈북난민은 전원 중국이나 제3국 혹은 한국에서 난민 혹은 국민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국제적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12월 21일(화) 11시 전세계 중국대사관 앞에서 동시에 개최될 예정인 ‘탈북난민 강제송환저지 국제캠페인’에 전국민적 전세계적 역량이 집결되어 탈북난민문제해결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경석 : 탈북 문제가 극우 세력의 이슈처럼 돼 있습니다. 북한 정권이 무너져야 한다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탈북 문제가 다뤄졌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진보 세력들은 탈북 문제를 다뤄선 안된다는 것 같은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이호택 : 탈북자 문제는 소수자들의 인권문제입니다. 보수의 논리보다 오히려 진보의 주제입니다. 탈북자 인권 문제는 보수나 진보의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민족의 문제이며 오히려 진보적인 사람들이 이 문제를 더 열심히 다루어야 합니다.

△천기원 : 사람들이 탈북자인권문제를 보수세력의 이해문제라 인식한다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고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이영기 기자 byul@upkorea.net 2004년 12월 01일 11:16:25

                                 

 

북한에도 주님의 손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