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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번호: 11  (1999/12/22,06:52:33)
작성자: 두리하나 (211.33.182.143 of Mozilla/4.0 (compatible; MSIE 5.0; Windows 98; DigExt))
체제 통합적인 통일준비: 문화적 관점에서
파일: [ 체제 통합적인 통일준비.hwp(47KB)]
설명:
체제 통합적인 통일준비: 문화적 관점에서


강 의 : 김명세 전도사
일 시 : 1999. 9. 27.


1. 통일의 당위성; 왜 하나되어야 하는가?

  1) 역사주의적 관점
① 민족동질성의 회복; 본래 하나였기 때문에 하나되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역사와 더불어 끊임없이 변화해온 국경들 가운데 어느 것을 주장할 것인가? 699-926년의 발해국 회복은 주장할 수 있는가?
② 민족이질성의 극복; 분단으로 인해 달라졌기 때문에 하나되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과는 왜 하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가?
③ 체제 수호론;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간의 비타협적 투쟁
혁명론;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계급해방의 완성을 통한 인민대중의 자주성 실현하는 신성한 위업.

  * 통일에 관한 역사주의적 관점은 국가주의에 기초, 따라서 이념적 대립이 전제.

2) 인도주의적 관점
통일은 분단의 피해를 극복하고 우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요구로부터 제기된다.
- 분단의 피해
  ① 이산가족문제(80-120만명의 북한 주민 남하)
  ② 분단으로 인한 삶의 불안(분단관리비용>> 통일비용)


2. 통일의 목표: 도달해야 할 하나는 존재하는가?
1) 북한식 '평등주의'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를 없애고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능력에 따라 일하고 수요에 따라 분배받는 유토피아적 공산주의 사회 건설이 또 하나의 인간들인 '공산주의자'들에 의해서 가능한가?

2) 남한식 자유민주주의
시장을 통해 노동력의 생산성을 극대화하여 물질적 부의 생산은 높였지만 개인 능력의 차이로 인한 불공평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물론 권력에 의한 사회 부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3) 남북한 혼합방식
  북한의 '평등주의'와 남한의 개인주의 결합이 불합리하다는 것은 현재 남한에서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경험으로부터 알 수 있다.

* 체제 통합은 이념에 의해서 방법이 정당화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그러나 부당한 통일방법은 또 다른 '분열'을 낳는다는 것을 독일과 베트남 통일은 보여준다.


3. 사회통합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들
   통일 이전에 남한으로 온 북한 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문화 충격들을 통하여 우리는 북한 정치사상 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통합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접하면서 받게 될 충격들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통일과정에서 예상되는 가치관과 의식, 태도의 혼란은 필자를 비롯한 북한 이탈 주민들의 남한 사회 적응체험에 기초하여 살펴볼 것이다.

1) 큰 혼란이 예상되는 가치관, 의식, 태도
   ① 왜곡된 자아 정체감의 혼돈
  북한 체제의 근저가 되고 있는 주체 사상은 인간에 대한 왜곡된 정의와 현실에 대한 주관적 판단에 기초하여 사람들에게 혁명 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주체 사상은 크게 세 가지 체계, 즉 철학적 원리와 사회 역사 원리, 지도 원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체 사상의 철학적 원리는 '사람은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인바, 이것은 세계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을 밝힌 것이라고 한다. 주체 사상은 우주의 궁극이 마르크스 유물변증법에 의하여 이미 밝혀진데 기초하여 이를 인정하고 계승한 사상이라고 하면서 철학은 사람의 운명 문제를 철학의 근본 문제로 제기하고 그에 과학적인 해답을 줄 때 가장 혁명적이고 과학적인 철학이 된다고 한다. 주체 사상이 마르크스 유물변증법을 계승했다는 것은 모든 것의 주인인 사람을 1차적 존재인 물질로서의 생물학적 존재로 보았다는 것이며 자체의 고유 법칙에 따르는 자연의 변증법을 인정하면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람의 운동을 함께 보았다는 것이다.  
  주체 사상의 철학적 원리를 인간 사회에 적용한 것이 사회 역사 원리인바, 그것은 역사의 주체는 누구이며, 역사는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며, 그 구체적 과정은 어떠하며, 역사적 운동의 내적 모티브는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즉 역사의 주체는 인민 대중이며, 역사는 인민 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인민 대중의 창조적 운동이 이루어지며, 그리고 역사적 운동을 이루는 내적 모티브는 인민 대중의 자주적 사상 의식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역사적 운동, 즉 혁명과 건설의 주인은 인민 대중이며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도 인민 대중에게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낸다. 주체 사상의 이 출발점은 사회의 외면과 학대 속에서 아무런 희망 없이 살아가던 절대다수의 소외 빈민층에게는 참으로 복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당신은 역사의 주체인 인민 대중인 것으로 하여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하는 힘있는 존재'라고 하는 것만큼 기쁜 소식이 있을까. 아마 이것이 지난 시기 대학가에서 불었던 주체 사상에 대한 일종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주체 사상은 대중에게 혁명과 건설의 주인이며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데 머무르지 않고 '지도와 대중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단계를 설정하여 '혁명과 건설의 주인',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을 가진 존재'로서의 대중의 지위와 역할을 재 규정한다. 즉 대중은 혁명과 건설에서 저절로 주인의 지위를 차지하고 주인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당의 영도, 수령의 영도라 일컬어지는 지도가 결합될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민 대중이 혁명과 건설의 주인이 되자면 혁명의 참모부인 당의 영도를 받아야 하며, 당이 혁명의 참모부로서의 역할을 원만히 수행하자면 수령의 영도를 받아야 한다. 결국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철학적 원리에서 출발한 주체 사상은 수령이 혁명과 건설에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혁명적 수령관'으로 결론 짓는다. 피착취계급이라고 하는 사회의 절대다수 민중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수령에 대한 절대적 충성과 숭배로 길들인다는데 주체 사상의 반인륜적 본질이 있다.
  북한 주민들은 끊임없는 주체 사상의 교양으로 하여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의식을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주인이 바로 당신 자신인가라는 질문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채 살아왔다. 인민 대중 위에 있는 수령에 의하여 이미 '내가’혁명과 건설에서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모든 것의 주인이라는 주관적 독선으로 하여 북한주민들은 의식 속에만 높여져 있는 자기의 존엄을 자기의 인격으로 착각하고 있으며 이것은 그들에게 허영과 무의미한 자존심을 남발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북한주민들을 처음 대상하는 남한 주민들에게 북한주민에 대한 오해와 극단적 판단의 소지를 제공한다.

   ② 낯선 시장 경제 체제
  시장 경제의 근본 핵심은 공평한 자유 경쟁이며 이것에 의해 시장경제는 정당화된다. 자유 경쟁은 경쟁 능력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육체적 및 물질적 경쟁능력의 불공평성으로 하여 시장에는 제도가 불가피하며 일방적 독점으로부터 공평한 경쟁을 지속시키도록 하는 국가의 조절기능이 첨부된다. 그런데 시장경제가 아니라 계획경제 공간에서 생존해왔던 북한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시장경쟁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자기 운명의 주인이라는 잠재의식과 자유 경쟁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간의 괴리가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경쟁 능력을 갖추지 못한 북한주민들에 대한 남한 주민들의 경멸과 북한주민들에게 깊이 내재된 고도의 자존심은 남한 주민들과 북한주민들 사이의 원만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계획경제 체제에서 살았던 북한주민들의 삶의 배경을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남한 주민들과 비교하여 경쟁능력의 부재를 그들의 무능으로만 돌린다면 그들을 절대로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
  시장 경제와 관련하여 한가지 주목하게 되는 것은 1990년 이후 북한의 경제난으로 국가 공급 체계가 마비된 상태에서 생존을 위한 주민들의 자구책으로 암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이로 하여 최근에 오는 북한 이탈 주민들은 시장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희소성 원리에 의한 시장의 발생과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 결정 등과 같은 원시적이고 초보적인 시장개념이 형성되고 있지만 과거 장사를 죄악시하던 의식으로부터 탈피되어 간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 주민들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③ 낯선 '생활양식'
    가, '세련되어 보이는' 외래어와 '촌스러워 보이는' 사투리
  남한 사회를 접할 때 북한주민들이 겪을 어려운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은 익숙지 않은 외래어와 고풍스러운 사투리일 것이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오토매틱, 오디오, 생활 패턴 등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 문장 속에서 처음 들어보는 말들이다. 심지어 시골 아주머니들까지도 이런 단어들을 아무런 부담 없이 범상히 사용할 때 더욱 놀라며 그 뜻을 알고나 쓰는지 의심도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외래어들은 이미 의식 속에 형상화되어 '모국어'로 되었다.
  한자는 북한주민들에게 곤욕스러운 걸림돌이다. 북한에서는 고등중학교 1-3학년(남한의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1학년) 사이에 약 1800자 정도의 한자를 가르치고 있지만 매체와 문서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반복 교육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잊어버린다. 대학에서는 통일 이후를 대비한다고 하면서 매 과목의 장, 절 제목들을 한자, 영어, 러시아어로 표기해주고 한문 시험도 진행하지만 역시 매체에서의 사용 금지와 반복 교육의 부재로 잊어버리고 만다. 따라서 남한에서 초기 한자를 익힐 때 눈에는 익지만 입에 오르지 못한 것을 자주 느낀다.
  경상도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 제주도 사투리들은 억양의 차이뿐 아니라 단어들의 차이도 심하여 처음에는 의사 소통이 매우 어렵다. 무뚝뚝하면서도 소탈하고 진솔한, 간사하고 얄미운 사투리들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나, 상인에 대한 이해
  중앙집권적 계획 경제 체제에서 살았던 북한주민들의 상인에 대한 그릇된 이해가 사회적응에 어려움으로 될 수 있다. 북한 체제하에서 상업 부분 종사자들은 국가 물품들을 소비자인 주민들에게 공급해주는 전달자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들은 상품을 많이 팔든, 적게 팔든 관계없이 매월 정해진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이다. 상품들이 희귀한 북한에서 상품 공급을 맡은 상업 부분 종사자들이야말로 큰 권한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주민들이 상품을 구입하려 오면 목에 힘을 주고 보통 "없어요!"하는 말로 돌려보내기가 일쑤이며 끈질기게 조르는 사람들에게는 선심이나 쓰듯 팔아준다. 상품을 산 주민은 너무 '고마워서' "감사합니다!"고 인사를 깍듯이 하고 간다. 손님이 판매원에게 팔아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이 북한의 상업이다.
  필자가 남한에 처음 왔을 때 어느 자그마한 가계에 들린 적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아주머니께서 "어서 오세요!"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다가와서 무얼 찾으시는 가고 상냥하게 물어보는 아주머니가 꽤 친절해 보였다. 물건을 사고 나가는데 "고맙습니다. 또 오세요!"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같으면 물건을 산 내가 고맙다고 인사해야 하는데 손님이 인사를 받으니 처음에는 그냥 남한 사람들의 밝은 인사성으로 이해했다. 그러다 어느 가계에서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물건을 사러 들어갔는데 필요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망설이고 있었다. 뭘 찾으시는 가고 다정히 묻던 아주머니가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그냥 나가는 나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물건을 살 때 내가 지불하는 값에는 가계에 남는 이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르크스 이론에서는 상품의 가치는 상품 생산에 투여된 사회적 필요 노동 시간에 의해서 규정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생산된 상품이 이동되는 유통 과정에서는 새로운 가치가 창조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사회주의 국가는 상업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하여 구매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념이 사라진 것이다.

    다, 자유로운 거주 이동
  북한에서의 거주지는 가장(家長)의 직업에 따라 결정되며 자유로운 이동은 금지된다. 북한 전체 인구의 약 1/10이 평양에 사는 것에 반해, 서울에는 전체 주민의 약 1/4이 살고 있기 때문에 교통 혼잡과 공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합리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거 이동의 자유가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이며 국민은 국가로부터 이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남한 주민들은 응당한 것에 무슨 관심이냐는 듯 늘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라, 비행기와 고속버스
  북한에서 대도시간 이동 수단은 오직 열차뿐이며 이로 해서 주민의 이동 통제가 가능하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주민들은 해당 거주지 안전부(경찰서)에 가서 '통행증'을 발급 받아야 하며 철도역에서는 통행증이 있어야 열차 표를 판매한다. 열차 안에서는 안전원(경찰)들이 주기적으로 오가며 승객들의 통행증을 검사하며 무소지자들은 한달 간의 강제 노동을 강요당한다. 남한에서 대도시간 이동 수단들은 비행기와 철도,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택시와 자가용차 등 다양하다.

2) 비교적 큰 무리 없는 수용이 예상되는 가치관, 의식, 태도

   ① 개인주의
  한국 사람들은 대단히 개인주의적이라고 하는 것이 북한주민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이해 관계를 철저히 타산하여 자기에게 오는 득의 견지에서 참여를 결정하며 자기 몫을 챙기는데는 사생결단하고 달려드는 모습을 흔히 본다. 개인의 힘이 모자랄 때는 동업자들이나 이웃들과 함께 나서는데 이것이 오늘 사회 문제로 제기되는 이른바 '집단 이기주의'이다.
  시장 경제 사회에서 자기 생활을 자기가 책임지는 만큼 자기 몫을 이악하게 챙기는 것이 당연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이러한 모습은 처음에 거북스럽게 느껴진다. 그것은 국가가 생활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던 사회에서는 굳이 이악하게 자기 몫을 챙기지 않아도 당장 굶어죽지 않았던 방식에 익숙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 생활을 전적으로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이러한 '체면'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이것은 최근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자기가 챙기지 않으면 당장 생존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달라지는 경향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사회주의 체제 영향으로 잠재 의식에서나마 집단주의적 사고 방식에 익숙해있고 남한 주민들의 자기 중심적 사고 방식을  '개인 이기주의'라고 죄악시하며 거부하던 북한 이탈 주민들이 정작 누구도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 남한의 현실 속에서 너무 쉽게 자기 중심적이 되어가는 것을 통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② 강약약강 문화
  남한에서 흔히 듣는 말들 중 하나는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다", "한국 사람들은 정에 약하다"는 것이다. 과연 이 말들이 사실일까? 이른바 '외국인 노동자 문제'로 일컬어지고 있는 동남아 노동자들이 정이 많다는 한국 사람들에게 겪는 어려움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국이 '세계에서 화교가 성공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라는 연구 결과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과연 이들이 우리와 피를 함께 나누지 않은 외국인이라고 해서 어려움을 당했는가? 그렇다면 남한에서 중국 조선족들이 당한 온갖 설음들은 어떻게 설명되며  그로 하여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 사람들과 함께 남한으로 내려오겠다고 벼르는 그들의 원한(怨恨)이 단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 역시 상업주의 문화의 한 폐단으로 설명하고 싶다. 서구에서 산업 혁명과 이웃 일본에서 명치 유신이 일어나며 근대 문명을 이룩하고 있을 때 우리는 낙후한 농업 국가였고 이 마저도 문명을 힘입고 쇄도하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지 않으면 안되었다. 해방후 새 생활을 일으키려던 우리 민족에게 6.25라는 동족 상잔은 또 다른 재난을 가져다주었다. 전후 어려운 정치 상황 속에서 부패한 권력은 백성의 삶을 책임지기에는 너무 역부족이었다. 불과 30여 년간의 짧은 기간에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우리에게 있어서 인생 성공의 기준은 어느덧 물질이 되고 말았다. 물질주의적 성공 관은 정치를 부패시키고 있으며 불평등한 분배 구조를 양산하여 소유의 구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진 사람'이야 말로 이 시대의 가장 힘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돈 없는 나라에서 온 동남아 노동자들, 남한에 온 중국 조선족들과 연줄 없는 북한 이탈 주민들이야말로 이 사회의 '가장 힘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같은 외국인이라도 일본인이나 미국인은 열등 취급을 받지 않는다. 돈 있는 이들이야말로 외국인이라도 힘있는 사람으로 당연히 대접받는 것이다. 정말로 물질주의적 성공 관은 사람들을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비열한 사람들로 만드는 것 같다.

   ③ 연결망 : 또 하나의 '토대'문화

  북한이 토대에 의하여 사람의 성분이 규정되는 사회라는 것은 남한에도 잘 알려져있다. 자기 부모가 북한 사회가 규정하는 어느 계급에 속해있는가 하는 것은 다음 세대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아무리 머저리라도 부모가 상위 간부 계열에 속한다면 자식은 저절로 간부가 되는 것이다. 물론 북한도 사회의 계급 구도가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아 '혁명가의 자식이라고 하여 저절로 혁명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직 투쟁 속에서 혁명적으로 단련될 때라야 혁명가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단련을 강조한다. 그리고 상승 이동의 가능성을 사람들에게 인식시켜 지속적인 충성심을 유발하기 위해 노동자, 농민 출신 가운데서 똑똑하며 '당성'이 강한 극소수의 사람들을 간부로 등용시키고 있다. 그러나 토대에 의한 사회 계급 구조는 뚜렷하며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는다.
  북한에서 토대를 강조하는 이유는 대를 이어가면서 권력을 누리려는 욕심도 있거니와 중요하게는 체제 유지를 위한 필수 조건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즉 북한 체제에서 절대 기득권을 획득한 사람이 다른 체제에서의 삶이 지금보다 비할 바 없이 비참하다고 할 때 목숨을 걸고서라도 자기 체제를 사수하려 할 것은 자명하다. 북한 체제와 운명적으로 연결된 사람, 북한 체제가 아니고서는 살 수 없다고 인식된 사람들은 비록 자질이 떨어지고 사회 관리 능력이 없다할지라도 체제를 위협할 능력 있는 사람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남한에도 '토대'문화가 존재한다. 인위적인 정치적 계급 분할에 의한 토대가 아니라 학연, 혈연, 지연과 같은 비인위적인 연결망에 의하여, 그리고 강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의하여 구분된다. '동문회', '총동창회' 문화, 그리고 종친회 문화, 정치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지역 감정 등은 남한 주민들의 다중적 소속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강남, 혹은 서초동에서 산다'는 말은 은연중 부유 계층임을, '서울대 출신'하면 상위 지적 능력의 소유자로, '미국 유학자'하면 최신 과학과 합리주의를 겸비한 사람, '독일 유학자'하면 고전주의와 지성 주의를 겸비한 사람, '변호사, 의사 가정'하면 넉넉한 집안으로, '북한 사람'하면 못살고 촌스러우며, 단순하고 순진하며 때묻지 않은 사람으로 비쳐지기가 일쑤이다. 이 선입견과 고정 관념을 깨기란 쉽지 않다.
  북한의 토대 문화가 불변의 신분에 기초했다면 남한의 토대 문화는 비인위적인 연결망에 기인했기 때문에 미온적 가변성을 지닌다. 즉 혈연과 지연이라는 타고난 토대에 의하여 일생이 완전히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학연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의하여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거 이동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보조 변수들이 수직, 수평 이동의 가능성들을 더 열어준다.

   ④ 파워 게임장
  남한 사회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거대한 파워 게임 장이다. 사회가 다양해지고 의식이 다원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만하고 분주한 그 많은 움직임들은 하나의 목표-파워 획득을 향해 달려 가고 있는 듯하다.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큰 관심은 상대의 파워이다. 이 파워에 따라 교제의 지속과 단절이 결정된다. 상대 파워의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교제는 지속되고, 자기가 이익을 주어야만 한다면 교제는 단절된다.
  파워의 기초는 돈, 명예, 정치 권력이다. 상업주의가 만연한 남한에서 돈으로 파워를 사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명예는 이데올로기적 신비를 바탕으로 돈과 권력을 모으고 있다. 일생 돈을 벌고 생의 말년에 파워를 사는 기업과는 달리 정치 권력에 의한 파워는 짧은 기간에 명예와 돈을 모을 수 있다. 재벌 구도가 견고해져 경제적 성공의 기회가 점점 적어진다면 앞으로 '맨 땅에 헤딩'하여 당대의 상승 이동을 이룰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정치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사람들의 높은 정치 관심은 계속 될 것이다.

   ⑤ 권력에로 이행하는 돈벌기
  완전한 정경 분리란 있을 수 없다고 하는 말은 기업이 경제 제도라고 하는 게임의 룰 속에서 돌아간다는데 기인한 것 같다. 그렇다고 기업이 경제 제도를 규정하는 정치의 영향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정치를 규정하는 역할을 하든지 아니면 정치 권력에 버금가는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당대에 엄청난 재부를 모은 재벌들이 각종 명예상(名譽賞)들과 복지 시설들을 만들어 사회 문화 정책에 참여하는 것은 정치 권력보다는 사회 권위 쪽에서 파워를 얻으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기업은 돈버는 것으로 자기 일을 마치는 것이 아니라 권위와 권력을 얻기 위해 새로운 방향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⑥ 돈을 버는 정치
  남한 정치 스캔들의 대부분은 이권 개입과 뇌물 등 돈과 관련된 비리이다. 정치가 사회 관리의 본연 임무를 떠나 재부와 깊숙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 정치는 돈버는 직업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정치가들에 대한 존경은 사라지고 있다. TV에서 가끔 정치인들의 집을 보여주는데 평생 직업 한번 갖지 않은 정치인들이 호화스러운 집에서 사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정치라는 '직업'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4. 사회통합을 위한 우리의 준비

1) 통일에 대한 이해
  우리에게 있어서 통일 문제만큼 광범위한 영역에 자기 영향을 미치는 쟁점은 없다. 통일 문제는 권력을 잡기 위한 매력적인 공약이 되기도 하고 정권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가 되기도 하며, 모험적이고 '신선한' 기업 확장의 기회와 함께 정부와 기업의 관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탈냉전 시대에 통일 문제는 희미해 가는 반공 논리를 애국 논리로 대체시켜주고 사회 운동 단체들의 미미한 활동에 새로운 활력을 부어넣기 위한 '비전' 제시 공간이 되며, 개인들에게는 삶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이슈로 작용하기도 한다.
  통일에 관한 여러 가지 정의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남북한 통일을 '정치적 사건으로서의 제도 통합과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문화 통합의 중첩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 과정에 남북한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문제, 즉 6.25동란으로 인한 역사적 갈등 문제와 반세기 분단으로 인한 남북한 문화이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남북한 사회 통합의 목표는 남북한 주민들이 남북한 전 지역에 한하여 완전하고 지속적인 동시 생활권을 갖는 것이다. 다시말 하여 남북한 주민들 전체가 남북한 전지역에서 이념적·지역적·시기적 제한이 없이 자유로운 삶을 지속시키는 상태를 남북한 통일이라 할 수 있다.
  통일이 제도 통합과 사회 문화 통합의 중첩이라고 했을 때 지금까지의 통일 논의는 대부분 제도 통합의 정치 문제로 이해한 듯 하다. 통일을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승리로만 보는 정치적 시각은 통일 이후 야기되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지 않는 한계를 가진다. 물론 법치주의에 기초하여 통합 국가 정책으로 통합 사회가 움직여 가겠지만 분단 이후 지금까지 지속된 통일 논의가 제도 통일 연구에 한정된 것을 보면 보다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통일 문제 논의 차원을 높여가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통합 주민들의 문화 정서가 고려되는 통일 논의는 바로 북한 주민의 의식과 문화, 정서의 연구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이 문제는 독일 통일 과정과 비교해볼 때 더 중요하게 제기된다. 독일 통일의 성격을 흡수 통일로 규정짓는 것은 통일 이후 독일 사회가 통일전 서독 체제와 일치하는 통일의 결과 때문이지만 엄연한 의미에서 통일 과정은 흡수가 아니었다. 유혈 충돌이 없는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게 만든 세 가지 요인이 있었다. 하나는 구소련에서 이미 1985년부터 고르비(Горбачёв М.С.) 에 의하여 시작된 '개편(Перестройка)', '공개성(Гласность)', '신사고 정책(Политика Нового Мышления)'으로 하여 구동독 주민들이 사회주의 이념에 대한 회의와 거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회주의를 반대한 것은 서구에 비하여 윤택한 삶을 사회주의가 보장하지 못한다는 데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이유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시키는 통제였기 때문이다.
  또한 서독에 의한 거의 등가한 동독의 화폐 교환과 구동독 주민들에게 통일 이전과 같은 임금 지급으로 인하여 구동독 주민들이 통일 이후의 생활에 대한 안정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이것이 구동독 주민들이 통합 과정에서 사소한 반항도 하지 않았던 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그들은 이미 서독의 발전상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서독 마르크에 의한 생활 안정을 서독에로의 통합 동의의 기본 이유로 찾았고 거기에 보너스로 자유를 얻는다고 생각했기에 합류를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통일 이후 자신들이 '2등 국민'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으며 차별로 인한, 상대적 박탈 감이 자신들에게 정신적 고통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지 못했었다. 만일 이러한 '통일 후과'를 미리 알았더라면 아무리 구동독의 권력층이 무기력하게 '항복'했다할지라도 국민들은 필사적으로 항거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남북 통합에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북한 당국이 동구 붕괴 이후 구사회주의 나라들이 사회 변동 과정에서 노정 시킨 부정적 요소들을 '사회주의 몰락의 결과'로 북한 주민들과 기득권 층에 과장 선전한 것이며 이로 하여 북한 주민들, 특히 기득권 층들은 사회주의 몰락은 곧 자신들이 '2등국민', '노예와 거지'가 되는 길이라고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남한을 다녀간 중국 조선족들이 남한에서 당한 것을 북한 사람들에게 설파하여 남한에 의한 통일이 북한 주민의 '노예화'임을 확인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하여 한반도에는 북한 주민들의 반항을 받지 않는 통일이 더욱 요원해지고 있으며 설사 힘에 의해 북한이 남한에 유입된다할지라도 '패자 의식'에 잠식된 북한 주민들이  자유 민주주의 체제에 적응하는데는 많은 애로가 있을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패자 의식'이 극복되고 자유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독의 콜 총리가 베를린에 주둔하고 있었던 소련군대가 독일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사전 양보를 고르비로부터 받아냈기 때문에 구동독 공산주의자들이 무력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던 국제 환경이 무혈 독일 통일을 이뤄낼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남북 통일에 영향을 미치는 대주변국 외교의 중요성을 깨닫을 수 있다.
  이상에서 필자는 통일을 정치적 사건으로서의 제도 통합과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문화 통합의 중첩 과정으로 보았으며 문화 통합의 중요성을 독일 통일 과정에서 찾았다. 즉 독일 통일이 엄연한 의미에서의 흡수 통일이 아니라 합의 통일이었으며 구 동독 주민들의 사소한 반항도 없는 합의 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세 가지 요인들이 있은바, 구소련의 '개편'과 '공개성', '신사고' 정책으로 하여 구동독 주민들 속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와 거부감이 발생하였고, 서독 정부의 생활 안정 정책 공약에 힘입어 통합 이후의 생활 불안이 해소된 것이었으며, 구소련 군대의 독일 문제 개입 금지를 사전에 받아낸 서독 정부의 외교 승리 등이 였다.

2) 남북한 이질 문화에 대한 이해: 제도적 '우렬'과 문화적 '다름'
  타문화에 관해 크게 고민해보지 않은 이들이 지역 문화를 설명하면서 사용하는 보편적인 '기법'은 비교이다. 지역 문화 형성의 역사와 전통, 자연 환경과 주민들의 생활 특성 등을 고려한 다차원적 메커니즘을 설명하기보다는 대화자가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생활 경험들을 비교 대상으로 제시하여 빠른 이해를 유도하려 한다. 남한 주민들이 현대 북한 영화를 감상한 다음 다른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이야기할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60년대의 남한'과 비교하는 것이다.
  모든 비교는 우열의 판단을 도출해낸다. 원래 비교 방법은 절대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대상물들의 상대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 체제나 정책, 동일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은 비교 방법을 통해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비교 방법은 우열에 대한 판단에 기초하여 우월을 선택하게 한다. 실례로 남북한 정치 제도를 비교한다면 북한 정치제도가 개인 독재가 절대화되고 신성화되는 전제국가 제도라고 한다면 남한 정치제도는 자유와 평등을 존중하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특정 개인에게 구속당하는 북한 체제보다는 개인의 삶이 존중되는 남한의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선호하고 선택하게 된다.
  물론 비교는 설득을 얻어내는 위력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타문화 집단들의 문화 연구에 비교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일정한 위험성을 갖는다. 만일 두 집단의 문화를 비교 방법으로 분석한다면 이는 문화적 우열을 갈라 타문화 인에 대한 그릇된 행동 양식을 유발시키며 따라서 문화적 우월 집단과 문화적 열등 집단간의 감정을 대립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자기 고유의 가치관과 감정을 갖고 있는 비교 행위자는 비교 작업을 단순한 이해의 차원에서 마치는 것이 아니라 판단에까지 이르는 유혹을 늘 받기 때문이다.
  특히 갈등 구조를 갖는 집단들의 문화를 비교 방법으로 연구하여 우렬 구도를 도출해낸다면 두 집단 구성원들이 접촉할 때 충돌이 야기될 위험성은 더 크다. 따라서 대립 집단들 사이의 제도나 체제는 비교할 수 있지만 그 결과인 문화는 비교보다는 이해와 인식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 불필요한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지혜이다. 이런 견지에서 남북한 체제는 비교될 수 있지만 그 체제의 결과로 말미암는 사회 문화는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즉 실제 상호 작용을 할 때 갈등을 줄이기 위해 문화적 상대주의 관점을 생활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만일 남북한 정치의 결과로서의 이데올로기 문화를 비교 방법으로 우열을 나눈다면 그것은 곧 북한 정치의 피해 당사자인 북한 주민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된다. 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분노와 반항이 단순한 불평과 불만 정도가 아니라 제2의 6.25로 번지지 않는다는 담보는 없다. 남북한 사이에는 비교 방법을 통하여 제도적 우열은 가능하지만 문화적 우열은 불가능하며, 문화적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3) 사회적 관심과 인식의 확산
   남한에서 15만톤의 쌀이 올라갈 때 북한에서는 잠수함이 내려오고, 남한에서 500마리의 소 떼가 올라갈 때 북한에서는 잠수정이 내려오는가? 북한에서 인공위성을 쏴 올렸다는 것이 왜 우리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가? 북한 지원을 위해 방북했던 재미교포 목사님이 왜 '간첩' 혐의로 억류되고 일정한 '벌금'을 물고서야 풀려나며 10여 년간을 대북지원을 위해 일해온 김진경총장이 왜 북한에 억류되는가?
   이런 사건들은 북한에 관한 우리들의 인식을 혼란시키고 있다. 북한의 새로운 뉴스들이 우리에게 아직 '충격적 사건'들로 안겨오는 이유는 북한에 관한 다방면적인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관한 '정확한' 인식의 사회적 확산을 위한 운동이 절실하다.

4) 구호(口號)운동으로부터 삶의 운동으로의 전환
   운동은 일정한 규칙 하에서 규칙의 상호 준수를 전제로 하여 일어나는 상호작용과정이다. 사회운동은 사회적 관심의 확산과 사회적 각성의 촉구에 일정한 효과를 갖는 대중운동이다. 그러나 운동의 가장 큰 위험성은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규칙에만 매어 달리게 하는 맨탈리즘이다. 타성에 젖어 있는 운동의 제도화는 자기가 배제된 타인의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이제 통일운동은 다른 사람들의 변화를 촉구하는 사회적 구호(口號)운동으로부터 자기가 먼저 변화되는 삶의 운동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됨의 통일운동에 바쳐진 자기 희생을 수반할 때라야 통일운동은 죽어 가는 영혼을 살리는 진정한 생명운동이 될 것이다

▲ 중국내 탈북자 처리 대책
▼ 국제정세와 북한문제, 그리고 교회의 역할
최종수정일: 2000/02/04,21: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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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도 주님의 손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