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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번호: 13  (1999/12/22,06: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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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와 북한문제, 그리고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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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국제정세와 북한문제, 그리고 교회의 역할
윤영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1. 동북아 국제정세 1
2. 남북문제: 냉전대결구도와 국내정치 2
3. 교회의 역할 3
4. 민족통일을 바라보는 시각 4

1. 동북아 국제정세

냉전이후 동북아 국제정세의 핵심은 일본과 중국의 세력 증강이다.  미국은 냉전이후 동아시아에 계속적으로 개입을 해오고 있으나 그 개입의 성격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절대적인 개입에서 상대적인 개입으로 변한 것이다.  즉 비용을 가능하면 적게 들이면서 안보 효과는 그대로 나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오고 있다.  그 한가지 방법이 일본의 군사 안보적 역할을 증대시키는 것이고 이것의 표현이 바로 미일간의 신방위협력지침이다.  이로써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군사적 개입의 범위와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주변국, 특히 한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이러한 일본의 영향력 증가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고, 일본은 정치, 안보대국으로의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미일관계도 점차 수직적인 관계에서 수평적인 관계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미일간의 협력관계에 대해 위협을 느껴오고 있다.  냉전이 끝난 상황에서 미일이 안보협력을 지속해오고 있는 것은 결국 중국을 가상적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아시아의 중심국가로서 그리고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고 제대로 대접받지 못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동북아시아에서 발언권을 더욱 강화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미일간의 안보협력체제, 그리고 한미일간의 공조체제는 지속될 것이다.  러시아는 국내경제의 혼미상태로 동북아시아에서 크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나 경제가 회복되는 경우 동북아에서의 발언권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난국을 맞은 북한은 핵 개발,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위기를 조성해왔고, 결국은 경제적, 정치적 실리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핵개발 문제도 1994년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국지적 공격이라는 일촉즉발의 위기 이전에 문제가 해결되었고, 최근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문제도 페리(Perry) 특사의 제안에 북이 응해오는 방식으로 위기가 해소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위기조성 전략에 대해서는 사실 한국이나 미국 행정부의 경우 대안이 없다.  한국의 야당이나 미국의 공화당도 현재의 정책, 즉 1994년 제네바합의 체제나 페리 제안 보다 더 나은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포용정책에 대한 대안은 결국 전쟁발발을 전제로 하는 무력공격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세는 갈수록 복잡해질 것이다.  냉전상황에서는 미소간의 대립구도로 비교적 단순했으나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변화로 인해 복잡해지고 있다.  첫째, 미국의 동북아에 대한 개입의 성격이 변화했고 불투명성도 증가하고 있다.  둘째, 일본의 정치군사 대국화 및 발언권 강화가 확실시된다.  셋째, 중국의 군사대국화 및 대만문제를 놓고 대미관계 악화 가능성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네째, 러시아의 발언권 강화가능성이 그것이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적 환경과 구조가 더욱 복잡해지기 전에 우리의 민족적 과제를 하루 빨리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남북한간에 냉전대결구조가 지속되고 평화적 관계가 정착되지 않은 채로 국제정치 상황이 복잡해지면, 남북통일과 통합이라는 우리 민족의 숙원을 풀어내는데 다루어야만 될 변수들이 더욱 많아지고 복잡해질 것이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의 의지대로 관철해내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 빨리 남북관계를 정상적인 관계로 변화시켜야만 할 것이고 통일까지는 못 가더라도 남북한간에 경제공동체를 만들어낼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남북한간의 정경분리정책이고 북한이 위협을 느껴 적대적으로 나오지 않도록 국제사회로 끌어내고 생존을 보장해주면서 변화를 촉구하는 것일 것이다.    

2. 남북문제: 냉전대결구도와 국내정치

남북대결구도의 해결 필요성은 단순히 국제정치적인 환경 측면에서만 시급한 것이 아니다.  남한의 국내정치경제적 필요성에 의해서도 그러하다.  

그 동안의 남북대결, 냉전구도는 남한 내부의 정치적 지형, 즉 지역대결 구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선진국의 정치는 이념과 정책중심으로 정당이 나누어지고 서로 경쟁하는 체제이다.  그러나 한국은 남북으로 나뉘어 있어서 정당이 선택할 이념의 선택범위가 좁았거나 아예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북한에 공산정권이 들어서서 남과 대결하고 있기 때문에 남한의 정치인들은 진보적인 이념이나 노동자,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 수가 없었다.  정치적 판도가 이념과 정책중심으로 나뉠 수가 없으니 결국 지역중심의 대결구도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래 몇 십 년간 지역당 구도로 대결해왔다.

이념적으로 노동자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었기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이 재벌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추진해나갔어도 그것을 견제할 수가 없었다.  즉 불균형 성장이 지속되었고 독과점, 규모의 경제 전략의 추진으로 경제의 내부적 모순이 심화되었다가 결국 그것이 IMF 사태로까지 연결되었다.  한국의 노사문화가 대결적이고 서로 간에 불신이 큰 것도 바로 이러한 남북냉전대결과 그에서 비롯된 경제발전 전략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즉 냉전대결은 지역갈등 구도를 심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계급간의 불균형 및 대결구도도 심화시켰던 것이다.

이제 이러한 갈등과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정해 나가야만 할 때이다.  경제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재벌체제의 비합리적인 반시장적 요소들을 제거해나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화되고 있는 국제시장 속에서 한국경제의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할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국내적 모순의 원인을 제공했던 남북대결구도, 냉전구도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대결구도가 해소되면 정치권이 수용할 수 있는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이는 그 동안 소홀하게 취급되어왔던 중산층,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의 설립도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정당구도에서 선진국처럼 이념과 정책정당 중심구도로 정치판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러한 전환기적인 중요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정치의 3대 구조적인 모순이 동시에 해소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남북 냉전대결, 지역대결, 계층간 대결의 모순이 그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볼 때 대북 포용정책, 또는 정경분리정책은 단순히 북한문제를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보다 더 중요하고 큰 사회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경분리 원칙은 지금 현재의 중국-대만뿐만 아니라 과거 동-서독간에도 적용되어왔던 원칙이다.  동서독의 경우 이것이 민족적 공동체의식을 부활시켜내는 기반이 되었다.  이는 또한 세계화 논리와도 부합된다.  세계화란 경제적 상호의존성 심화의 시대에 걸맞는 행동패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남북한간에도 마찬가지로 상호의존의 심화가 양측에 서로 득이 되고 결국 민족경제공동체의 형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간의 정치적 관계를 경제적 관계와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아직까지도 이러한 정경분리 논리의 정당성과 의미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 국민들 마음속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냉전적 사고, 냉전적 보수 이데오로기, 그리고 보수적 정치사회 세력들의 영향이 국민들의 의식속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3. 교회의 역할

한국의 교회는 바로 "화평케 하라"는 사명을 담당하는데 충실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과거 냉전대결구도와 이념적 잔재를 제거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교회가 반보수 정치운동, 이념운동을 해야한다는 말이 아니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화평케하고 사랑하라는 사명을 철저하게 감당해내면 되는 것이다.  특히 교회는 남북한간의 통합을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해 "같이 살아가는 삶"의 의식과 자세를 국민들에게 심어주는데 중심적인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서독의 경우는 사회적 시장경제의 틀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적 시장경제란 노사간 화합과 소외된 자들에 대한 복지와 배려에 기반하고 있는 체제였는데, 그 밑바탕에는 독일적인 기독교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서독인들은 이러한 제도적 틀과 마음의 자세를 통일이 되자 동독에 그대로 적용시켜 동독인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  그러한 노력 덕택에 비교적 순조롭게 통합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아직도 이러한 단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체제는 효율성 면에서도 문제가 있지만 공정성, 복지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을 끌어안는 틀이 되지 못하고 약육강식의 논리가 적용되는 싸움터의 성격이 강했다.

물론 제도적인 관점에서 정치적, 경제적 개혁의 노력을 통해 통일 이후에 북한사람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틀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정치인들이 해야할 일이고 한국의 교회는 성경적 사명을 스스로 실천하는 본을 국민들에게 보임으로써 그들의 의식과 삶의 자세를 바꾸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의 교회는 최근 북한동포돕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통일의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감당하기에는 역량 부족인 느낌이다.  최근 시끄러운 스캔들이나 부정부패사건들을 보면 그 주역들이 기독교인인 경우가 대단히 많다.  테레비젼에 비치는 사건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장로, 집사요, 교회의 중요한 인물들이었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우리 교회가 전체사회에서 영적인 리더십을 행사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교회 전체차원에서 철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교회가 역량이 부족하여 북한 동포들을 품어내는 삶의 자세를 국민들의 마음속에 키워주지 못한채 통일이 온다면, 남북한 주민들의 통합과정에서 엄청난 어려움이 다가올 것이다.  사회적 시장경제를 통해 약자에 대한 배려를 철저하게 해온, 그리고 몇십 년에 걸쳐 서로 만나고 접촉해온, 그리고 강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독일의 경우에도 동독인들은 물질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무력감과 심리적 피해의식을 경험하면서 힘들어 해왔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중 아무 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에 통일이 온다면 북한주민들은 엄청난 물질적, 정신적 충격을 받을 것이고, 결국 엄청난 정치적, 사회적 혼란, 극한적인 경우에는 내전과 같은 상태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미리 극복하기 위해서, 준비작업이 필요하고 그 준비작업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국민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자세와 의식"을 심어주는 일이다.  이것을 교회가 맡아야 되는데 그 역량과 지도력이 부족한 형편인 것이다.

4. 민족통일을 바라보는 시각

민족통일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한가지 중요한 점은 한반도의 통일이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의 통일을 위한 대주변국 외교가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을 설득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통일문제, 민족문제를 과거 역사에서 당한 것에 대한 한 풀이라는 식으로 보아서는, 즉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식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결코 통일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는 남북한 경제통합과정에서 엄청난 재원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세금을 많이 내도 북한의 인프라 건설, 경제재건을 추진하는데는 역부족이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야만 될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 경제 자체가 외국 투자가들이 보기에는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게 유연화하고 합리화해 나가야 한다.  특히 일본과 미국, 국제기구로부터 많은 자본을 끌어들여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외국 자본의 유입에 대해서 국수적인 관점에서 보는 과거의 시각을 가지고서는 경제적인 통합은 더욱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바꾸어 말해 과거의 일차원적이고 감정적인 민족주의는 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세계화 시대의 통일은 일제시대 독립운동 하는 방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 체제 통합적인 통일준비: 문화적 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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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00/02/04,21: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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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도 주님의 손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