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고나 계십니까
저는 소문 없이 중국 연길에 거주하면서 탈북자를 돕던 한 선교사입니다. 혼자서 하려니까 참 힘들더군요. 1년 정도 수놓이를 하고 팔면서 그들의 생활을 도왔어요. 제가 한달에 돕는 5~600원 가지고는 한사람 생활비가 채 안됩니다.그 외에 여기저기 교회에 다니면서 쌀이나 옷을 가져다가 보태야 되고 정말로 가난한 사람들은 교회에서 가져온 쌀마저 팔아서 생활비로 쓴답니다. 2평도 안 되는 작은 방에 다섯 여섯 명씩 모여서 때로는 석탄도 사지 못해서 그 추운 겨울에 벽에 하얗게 1센치도 더 두꺼운 서리가 끼도록 그런 환경에서 살고 있지요. 그나마 그것도 감사하다고들 하지요. 밥은 어떻게든 먹을 수가 있으니까!! 제 힘으로는 한국까지 이송을 할 수가 없어서 고민을 하던 차에 도우려는 사람이 있어서 그리로 보냈습니다. 3명을요... 정일남, 김철, 김충성, 그런데 연태에서 잡혀버렸잖아요.. 얼마나 기막힌 일입니까!! 강제로 북한에 이송돼 버렸어요. 그 중 김충성은 나이(21세)가 어려서 4.15 김일성생일을 맞아 풀려났고 4월 24일에 중국의 우리 집까지 찾아왔습니다. 김철 역시 6월엔가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정일남!! 제일 신앙도 깊고 훌륭한 사람은 목사님과 전화를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직도 북한에 있습니다. 5년형을 받았다고 하네요. 5년.. 우리 상식으로는 5년 후에 풀려나면 된다는 기대를 할 수가 있지요, 그러나 거기는 북한입니다. 두 달이 안 돼 풀려난 김충성은 70kg의 건강한 신체였었는데 우리 집에 온 4월 24일엔 45kg가 될까 말가 하고, 거기다가 영양결핍으로 허약에 걸린 상태여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더군요. 그런 상황이라면 5년을 어떻게 버틸 수 있겠습니까? 준비 없는 한국선교사들 때문에 북한사람 얼마가 또 죽어갑니까…….
연태항에서 잡힌 날 도망쳐 나온 북한탈북자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새벽3시에 연태항에 도착 한 후 인차 배에서 내렸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행동을 주관한 사람이 돈을 10원씩 더 내고 6시까지 배에 있어도 된다고 했답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만약을 대비해서 배밖에 있어야 탈출을 하든지 할 거 아닙니까. 배안에서 6시까지 있으라는 건 나 잡아 가슈 하고 몸을 맡기는 거잖아요... 우리 모두가 다 반성을 해야 합니다. 한국기자가 중국에 억류돼 있는 건 일도 아닙니다. 잡혀간 북한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때 그 사건 때문에 지금 그들이 더 힘들게 더 처참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알고나 있었습니까?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다 치고 일을 벌려놓았지만 제대로 수습한 사람들이 있습니까? 그때 잡혀간 사람들을 구하려고 한 사람도 있습니까? 정말로 애석합니다. 1000만원이 들던 50만원이 들던 정말로 그 사람들을 구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런 계산이 나올 수가 있을까요? 정말로 중국에 가서 북한 사람들을 만나보기나 한겁니까?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 무사히 한국에 올수 있는지 생각을 해보았습니까? 중국의 모든 것이 값이 싸다 그거 하나만 알고 어떻게 계산을 합니까. 그들은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그냥 한국에 올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꼭 한번 중국에 가서 그 수많은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들을 만나고 오세요... 그때면 이런 계산이 필요 없을 테니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기가 막혀서 앞뒤 재지 않고 그냥 썼으니 양해바랍니다.
[발자취 760]
김미나2004.03.26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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